• 2022. 9. 2.

    by. 진쭈리뷰

    반응형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거야.

    / 정지혜 지음 / 휴머니스트 / 2020.03.31 출간

     

     

     

    I 인상깊었던 문장

    나이를 먹을수록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과 품을 쏟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인지 재고 따지느라 그렇지요.(21/219)

     

    꿈꿔왔던 일들을 이루고 있음에 가슴 벅차하면서도, 이 사랑을 지속하려면 어떤 식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까 부담을 느낍니다. 그들 역시 저처럼 '행복한데 불행한 모순된 감정'을 겪고 있었어요. (40P)

     

    언제나 뭔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조바심을 느꼈고,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어요. 저는 저를 한없이 착취했습니다. (62)

     

    요즘 제 일상은 세가지로 구성됩니다. 일과 덕질과 산책, 세가지 중에 하나만 없어도 혹은 하나에만 치중해도 일상의 균형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어요. 일 때문에 힘들 땐 덕질을, 덕질 때문에 괴로울 땐 산책을, 덕질이나 산책에서 얻지 못하는 즐거움은 일이 채워줍니다. 장자끄 상뻬의 책 제목처럼 '인생은 단순한 균형의 문제'일지도 모르겠어요. (67)

     

    (감동적인 메일을 받고)열정만 뜨거웠지 재능은 없어 보였던 저에게 그 메일은 자격증이나 다름없었습니다.(94) 나도 일을 하다보면 감동적인 메세지를 받곤 한다. 그러면 너무 감사한 마음과 함께 몸둘바 보를 부끄러움, 그리고 나자신에 대한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이 느껴지는데, 그 감정을 정확하게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두루뭉실했는데, 자격증이나 다름없었다는 표현이 참 어울려 그 표현이 참 좋았다.

     

     

    출판사와 독자들로부터 건네받는 기쁨과 보람이 저를 계속해서 책 곁에 머물게 했다는 걸 잊고 있었습니다. RM의 말처럼 축제는 짧고 쓰레기는 오래 남으니까요. 이 고통이 없어진다는 건 이 희열이 끝난다는 거죠. 

    축제를 준비하는 지난한 과정도, 축제가 끝난 뒤에 남는 쓰레기도 모두 축제의 일부이듯이 일의 괴로움도 권태도 의심도 내 일을 구성하는 일부라는 걸 왜 몰랐을까요. 고통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일을 구성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을 인정하자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또렷이 보였습니다. (95) 너무 위로가 되었던 문장들..... 나만 그런게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해도 힘들다..... 고통도 일의 일부다.... 일할때의 스트레스를 조금 더 부드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는 문장이 아닐까 싶다.

     

    이일을 시작하도록 이끈 첫 마음은 너무 오래돼 희미해지고, 이 일을 계속하도록 미는 만족감은 귀한 만큼 드물어서, 우리는 종종이 마음들을 잊어버리곤 합니다. 까딱 방심하는 사이 일의 괴로움, 권태, 의심 같은 것들이 우리를 압도해버리니까요.(96)

     

    첫 마음이 빛바래지 않도록, 계속하고 싶은 마음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모든 날들이 빛나기를 욕심내기보다는, 드물게 만나기에 더없이 찬란한 순간들을 부지런히 닦고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99) 모든 날들이 빛나기를 욕심내기보다는....나에게 너무 와닿았던 문장. 내가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표현해주는 듯한 문장이였다.

     

    (책을 읽으면서 내 상황, 내일에 대입해서 읽기) 내가 몸담고 있는 업계의 관행이나 상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관점이나 자극을 얻을 수 있거든요.(106)

    반응형

    취향채집(장 폴 사르트로. [구토])

    최선의 방법은 그날그날 일어날 일들을 적어두는 것이다. 뚜렷하게 관찰하기 위하여 일기를 적을 것, 아무리 하찮게 보이는 일이라도, 그 뉘앙스며 사소한 사실들을 놓치지 말 것, 특히 그것들을 분류할 것.

    내가 이 테이블, 저 거리, 저 사람들, 나의 담뱃갑을 어떻게 보는가를 써야만 한다. 왜냐하면 변한 것은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그 변화의 범위와 성질을 정확하게 결정지을 필요가 있다. (108)

     

    단지 오늘 하루 가장 즐거웠던 형험과 가장 별로였던 경험에 대해 한줄씩만 쓰면 됩니다. 그리고 그 데이터를 모아두었다가 한달쯤 지나 공통점을 찾아보는 거예요.(108)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순간 세계는 멈춘다. 쇼노유지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 (114)

     

    저에게는 단 한번의 실수였지만, 손님에게는 그게 자신이 경험한 사적인 서점의 전부였을 테지요. 그 일을 겪고서야 남편의 말에 담긴 의미를 이해했습니다. 그동안 나는 너무 쉽고 무뎠으며 성급했다는 걸요. (144)

     

    가끔 자기 취향을 드러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남과 비교해 우위를 차지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난 이책 별로. 이 작가는 구려서 싫어. 내 취향은 남다르다는걸 보여주고 싶어서 다른 사람의 취향을 깎아내리는 사람들 말이예요. 그러니까 우리 싫어하는 것말고 좋아하는 것으로 나를 얘기하는 사람이 돼요. (147)

     

    한번 경험한 것으로 전부 다 아는 것처럼 말하지는 않았는지, 타인의 취향을 무시하면서 나를 높이려고 하진 않았는지,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하고 신중하게 단어를 고릅니다. (148)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아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박준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148)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하는 나, 보여주고 싶은 내가 아니라 진짜 내가 되고 싶다는 다짐.(156)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들로 하루를 채웠습니다.

    예전의 저는 글 쓰는 일이 정말 괴로웠습니다. 저의 기준은 늘 안이 아니라 밖에 있었거든요. 타인의 인정이 곧 자기만족의 기준이었지요. 그러다보니 아무리 좋은 반응을 얻어도 단 한명이 남긴 부정적인 피드백에 제 마음은 금세 시궁창에 처박히고는 했습니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드는 일은 애초에 있을 수가 없는건데, 신기루를 쫒아 달리다가 지쳐버리고 만 거예요. (157)

     

    나다운 방식으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161)

     

    만족의 기준을 남이 아닌 나에게 두고 쓴 글이었기 때문일까요. 독자의 피드백이 평가가 아닌 응원으로 다가왔습니다. (162)

    많은 사람들은 아주 쉽사리 자기의 동심을 잃어버리고 알지 못하는 사이, 한사람의 스크루지가 되어버린다. 박선아 [어떤 이름에게]  (182) 나도 지금 스크루지가 되어버린 건 아닐까. 나의 동심은 뭐였지.... 뭔가 하나에 미치면 그것만 주구장창 파왔던 나...지금 그런 나의 모습을 보면 죄책감 느끼기 바쁘다. 이러면 안돼. 이러면 안돼는거야. 지금 이렇게 시간낭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그래서 지금은 그런 내모습을 볼때면 불안하다. 그런 내모습도 나인데.... 자꾸 내 자신의 한모습을 부정하니깐 내가 힘이드는 건지도..... 그러고 싶은 나와. 그러면 안돼는 나의 싸움이 힘들어서....

     

    그냥 내가 되어서 순수하게 웃고 떠들고 기뻐하곤 해요. 내가 나일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 아무 조건 없이 나를 받아주는 장소가 있다는 것. 그게 인생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요. (184)

     

    저는 그저 책에서 건져올린 문장들로 저의 경험과 감정을 해독하고 연구할 뿐이니까요.(198)

     

     

     

     

     

     

    I 감상평

     

    중딩때의 나.... 고딩 때의 나.... 좋아하는 가수가 있었다. 아무 조건 없이 아무계산없이 마냥 덕질했다. 지방으로 공연을 오면 쫒아가고 공연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하고 소리질렀다. 멀리서나마 실물을 봤다는 그 황홀스러움. 내가수와 내가 지금 한공간에 한시간에 함께있다는 신기함이 얼마나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던지.... 지금 생각해보니 웃음이 난다. 그렇게 잠깐이였지만 내 학창시절을 생각하면 빠질 수 없던 추억을 만들어준 그 가수가 지금은 매우 실망스러운 사람이 되어 있지만....

     

    무튼 나도 한때 덕질을 하던 덕후로써 작가가 덕질을 하는 장면을 읽을 때마다 옛날 생각에 추억에 잠길수 있어 마음이 따뜻해지며 행복했다. 그리고 그 덕질이 헛수고가 아니였다는 것 시간낭비가 아니였다는 것, 하나에 몰두하고 충분히 내 마음가는데로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었음에 자유를 느낄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였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서 참 고마운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은 마냥 덕질에 대한 내용만 주구장창 있는건 아니다. 덕질을 하면서 인생의 어려움, 힘듦을 위로받는 내용들이다. 그런 상황들을 표현하는 문장표현이 참 좋았다. 막연히 힘들다고만 생각했던 두루뭉실한 내 감정과 상태가 이 책을 읽음으로써 지금 내가 느끼는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명확하게 글로 표현되어 져서 좋았다. 타책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내마음 알아차리기가 되었달까? 그런 나의 상태를 변화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다른 곳에 있는게 아니라, 나의 일상속에서 내가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 좋았다.

     

    또한 작가와 나의 일은 다르지만 일을하면서 느끼고 있는 것. 감정은 비슷했다. 나만 그런게 아니야.... 내가 비정상이 아니야.... 누구나 이런 감정과 상태가 될 수 있는거야.... 공감받아서 좋았고 위로가 되었다. 

     

    지친이들에게 따스한 미소짓게 하는 책이다. 

     

    그리고 책속에 다양한 책들이 나오는데 작가가 재미있게 읽었다는 책들 나도 읽어보고 싶었다.

    읽는 삶 만드는 삶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김소연 나를 뺀 세상의 전부

    글쓰기의 최전선

    소설가의 일

    이성복의 무한화서

    당신 인생의 이야기

     

    대충 요정도.....찾아서 읽어봐야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