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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인 우리 아들은 아직 혼자 잠들지 못한다.
그래서 아들이 잠들 때까지 옆에 있어주어야하고, 잠이 들어야지 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요근래 누워서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길어졌다.
어제도 침대에 누워 한참을 눈을 깜박깜박거리며 장난을 치고 몸부림도 치며 도통 잠잘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결국 난 "눈감고 빨리자세요." 한마디 하게 되고, 그러면 조용해진다.
하지만 그 순간뿐....
몇분 뒤 또 다시 꼼지락꼼지락......
결국 이 과정이 반복되다가
"안자면 엄마 나갈꺼야!! 혼자자." 협박까지 하게 된다.
그래도 넌 잠들지 않지....
하........
가만히 누워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아까운 내시간이 흘러간다.
이때의 고충이란............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ㅠㅠ
그러다 아빠가 퇴근하고 와서 아빠랑 화장실에 갔다가 다시 침대로 뛰어오는데...
아들이 내옆에 눕는다는 것이 힘조절을 못해 머리로 내얼굴을 쳤다.
아니.
그냥 내 얼굴을 강타했다.
와.......
그때의 충격과 아픔이.......
눈알이 뽑힐 것 같고 광대뼈가 아릿아릿하고 이빨도 흔들리는 것만 같다.
눈앞에 별들이 핑핑....
너무 아프고 충격이 커서 눈물까지 핑 돌았다.
그 순간 아픔도 아픔이지만 너무 화가나서 폭발할 것만 같았다.
안그래도 계속 자지 않아서 짜증이 머리끝까지 올라온 상태였는데.....
결국 나는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아들에게 "엄마 화가 너무 많이 나서 오늘은 재워주지 못하겠다. 혼자자"라고 말하고 방을 나왔다.
내가 방을 나오자마자 아들이 대성통곡을 한다.
본인도 많이 놀랐나보다......
순간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그 순간 아들의 감정을 쓰다듬어줄 여유가 나에겐 없었다.
일단 폭발할 듯한 내 감정부터 다스려야 했기에....
결국 아들은 울다가 잠이 들었고, 나는 다른 방에서 혼자 감정을 추스른 후 잠을 잤다.
아침에 눈을 뜨니 아들은 아직 잠들어 있었다.
그러다 조금 뒤 부스럭 부스럭 거리더니 눈을 뜬다.
분명 일어났는데... 뭔가 쭈볏쭈볏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라면 눈을 떠서 바로 나에게 안길텐데...
어제의 일이 생각이나 엄마가 무서운가 보다.
아들과 눈이 마주치고, 내가 팔을 벌리니 달려와 나에게 폭 안긴다.
우린 그렇게 한참을 서로 안아주었다.
그리고 나는 어제 일에 대해 사과를 했다.
"엄마가 어제 화내서 미안해. 너무 아프고 화가나서 너를 안아주지 못했어. 다음부터는 너가 행동을 조심조심해줬으면 좋겠어"
아들이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우린 화해를 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나도 참........ 인내심이 없다.
감정조절을 너무 못한다.
육아에서도 모든 일상생활에서도......
이번일만해도 아들이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한 것도 아닌데, 아들이 대성통곡을 할만큼 내감정을 표현했다.
나이를 먹으면 먹을 수록 감정 조절에 능숙한 어른이 될 줄 알았는데...
그런 내 모습을 상상하며 나이를 먹었는데...
한살한살 먹어갈 때마다 내가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고 더 감정기복이 왔다 갔다 하니 죄책감도 함께오는 것 같다.
아이에게 인내심인내심 할 것 이 아니라...
정작 내 자신이 인내심을 키워야 할 것 같다.
오늘도 반성반성 또반성.....
아들아 미안해.
엄마도 아직 미성숙하고 많은 노력이 필요한 그런 사람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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